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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택(不擇)시리즈3, 첫머리에 왜 백이열전을 실었을까

사마천이 쓴 불후의 역사서 사기열전에 깊이 매료된 지 꽤 되었다. 불후의 역사서 『사기』는 2,100여 년 전에 사마천이 3천 년 중국 역사를 쓴 책이다. 사기는 12본기, 10표, 8서, 30세가, 70열전으로, 전체 130권 총 52만 6,500자로 되어 있다. 국내 사기 연구의 최고봉으로 평가받는 김영수 교수에 따르면 사기에 등장하는 인물은 4,000여 명이고, 이중 스토리를 갖는 인물은 400명 이상이다. 인간의 본질을 통찰하는 깊이 있게 진보적으로 서술하고 있으며, 무엇보다 문장 표현이 뛰어나다. 그리고 인물들의 특징, 감정, 기질을 정확히 서술하여 현장감 있게 표현한 사건들 속에 인구에 널리 회자되는 명언 1,200개와 그 속에 사자성어 600개가 포함되어 있어 인문학의 보고라 평가받는다. ..
사마천이 쓴 불후의 역사서 사기열전에 깊이 매료된 지 꽤 되었다. 불후의 역사서 『사기』는 2,100여 년 전에 사마천이 3천 년 중국 역사를 쓴 책이다. 사기는 12본기, 10표, 8서, 30세가, 70열전으로, 전체 130권 총 52만 6,500자로 되어 있다. 국내 사기 연구의 최고봉으로 평가받는 김영수 교수에 따르면 사기에 등장하는 인물은 4,000여 명이고, 이중 스토리를 갖는 인물은 400명 이상이다. 인간의 본질을 통찰하는 깊이 있게 진보적으로 서술하고 있으며, 무엇보다 문장 표현이 뛰어나다. 그리고 인물들의 특징, 감정, 기질을 정확히 서술하여 현장감 있게 표현한 사건들 속에 인구에 널리 회자되는 명언 1,200개와 그 속에 사자성어 600개가 포함되어 있어 인문학의 보고라 평가받는다.


특히 사기는 인간에 대하여 깊은 관심을 보인다. 황제를 다루는 본기와 제후들의 이야기인 세가(世家)도 주목할 만하지만, 특히 열전(列傳) 70권이 압권이다. 실제로 사기열전이 우리들에게 많은 흥미를 준다. 아무래도 왕후장상 위주가 아닌 다양한 신분이 등장하기 때문이 아닐까. 자객들, 건달들, 재담가, 명의, 포악한 관리, 점쟁이, 외교관, 간신배 등등 위대한 성현뿐 아니라 시정잡배까지 등장시킴으로써 도덕과 욕망 사이에서 고뇌하는 사람들의 생생한 삶을 보여주고 있다.

10여 년 전에 우연히 중국의 젊은 작가 챠오성이 지은 베스트 셀러 『이사, 천하의 경영자』를 우연히 접한 뒤 몇 번이나 반복하여 읽었다. 이 책은 초나라 상채군의 말단 관리였던 이사(李斯)가 진시황과 더불어 중국 최초 통일국가 진나라를 경영하면서 보낸 삶을 아주 흥미롭게 전개하였다. 그렇게 픽션이 가미되어 흥미를 더한 차오성의 책이 계기가 되어 사기열전에 빠져들게 되었다.


10년 이상 사기열전을 읽으면서 그중 특히 강한 임팩트를 준 다섯 가지 테마를 중심으로 글을 전개하였다. 바로 트라우마, 인내, 지조, 권력욕, 개혁 등이다. 사마천이 궁형을 당하면서 겪었을 트라우마와 진(晉)문공 중이가 19년 간 천하를 기약없이 방랑하다 결국 군주의 자리에 오르는 과정에서 보여준 인내, 백이 숙제가 보여준 신하의 도리와 지조, 조고와 이사가 벌이는 추악한 권력욕, 상앙이 변법 개혁을 통해 진(秦)나라를 중국 서부 변방 외진 곳에서 중원을 호령하는 천하 강국이 되게 초석을 쌓았던 이야기들이 주요 내용이다.

사기열전을 반복하여 읽으면서 위 다섯 가지의 테마에 주목하였다. 끔찍한 고통을 경험한 사람은 트라우마를 가질 가능성이 크다. 그리고 사람이라면 자신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어떤 고난도 이겨낼 인내와 용기가 필요하다. 그 과정에 맺는 인간 관계에서 오랜 기간 변하지 않는 의리도 필요하다. 나아가 군신 관계에서 신하의 도리를 지킬 줄 알아야 한다. 관직에 들어서서 고위직으로 올라서면서 대부분 권력욕을 갖게 된다. 권력 헤게모니 싸움에서 달콤한 권력을 마음껏 누리기 위해 음습한 책략과 권모술수가 팽배한 관료 사회를 생생하게 보여 줄 것이다. 그리고 우리 사회를 근본적이고 전면적으로 변혁하기 위한 개혁가의 일생도 볼 수 있다.

오랜 시간 사기열전을 접하면서 특별하게 느꼈던 ‘트라우마, 인내, 지조, 권력욕, 개혁’에 초점을 맞춰 다양한 사례와 함께 서술하고자 했다. 지나간 역사에서 교훈을 얻어 오늘의 삶에 적용하여 인간관계 형성에 활용하고, 바람직한 미래를 열어나가는데 조금이나마 도움을 주고자 한다. 역사 전공자가 아닌 만큼 미흡한 면도 있을 것이다. 향후 사기열전에서 나에게 강한 인상을 받았던 다섯 가지 테마뿐만 아니라 다른 인물이나 역사적 사건에도 관심을 기울이려 한다.
작가 소개
부산 광명고등학교 前 수석교사(국어)
퇴직 후 대안학교 ‘문화예술 조은학교’ 강의

경북 달성 논공 위천리 출생
경북대학교 인문대학 국어국문학과 학사
부경대학교 경영대학원 국제 통상학 석사
부산대학교 한문학 문학박사 수료

『사기(史記)』,『통감(通鑑)』,『춘추좌전(春秋左傳)』등등의 한문 원전을 두루 읽으며 동양 고전에 깊이 매료되었고, 학생과 성인들을 대상으로 각종 인문학 관련 독서 및 책쓰기 특강을 실시하면서, 최근엔 30여 년간의 교육현장 독서지도 경험을 바탕으로 영도문화원을 비롯한 다수의 장소에서 관내 초등학생 독서지도에 매진하고 있다. 그리고 시니어 대상 를 진행 중.

저서
『간언(諫言)』
『불택(不擇)시리즈1, 궁형(宮刑)과 트라우마』
『불택(不擇)시리즈2, 19년 기다린 남자, 진문공(晉文公) 중이(重耳)』

공역 『용재총화(慵齋叢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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